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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 코치, 풀브대장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간혹 SOP와 함께 세트로 요구하는 Personal History Statement, 일명 PHS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특히 온라인 지원하는 과정에서 여기저기 나오는 "Diversity" 라는 말이 뭘 의미하는지, 어떤 내용을 적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세트로 알아볼께요.



1. Personal History Statement (PHS) vs. Statement of Purpose (SOP)



대부분의 대학들이 Statement of Purpose를 요구하는 것과 달리, PHS의 경우 요구하는 대학도 있고 그렇지 않은 대학도 있어요 (대학뿐만 아니라 학과마다도 차이가 있어요). 대표적으로 SOP와 PHS 두 가지를 모두 요구하는 케이스로는 UC Berkeley와 UC Davis가 있습니다. Berkeley에서는 Personal History Statement라는 용어를 쓰고, UC-Davis는 Personal History and Diversity Statement라는 용어를 쓰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둘 모두 같은 서류입니다. 한편, SOP만 요구하는 대학들도 있는데, Harvard와 MIT가 대표적입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전에, Berkeley 대학에서 실제 온라인 지원시 제시하는 프롬프트(Prompt)를 살펴보겠습니다. 참, 말할 것도 없이 제가 지원했던 2015년 City and Regional Planning 박사과정 기준입니다. 이전에 서류를 준비하면서 프롬프트를 메모해 둔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UC Berkeley: SOP Prompt 

Please describe your aptitude and motivation for graduate study in your area of specialization, including your preparation for this field of study, your academic plans or research interests in your chosen area of study, and your future career goals. Please be specific about why UC Berkeley would be a good intellectual fit for you.


제가 적었던 SOP에 대한 포스팅을 읽으셨다면 여기에 별다른 첨언이 필요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PHS와 비교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 가지 부분을 강조하고 싶어요. 바로 이 SOP가 곧 여러분의 "academic statement" 라는 부분입니다(혹은 "research statement"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academic 한 측면에서의 여러분의 Motivation을 군더더기 없이 확실하고 선명하게 보여주는 곳" 이라고 보는게 쉬울 것 같습니다. 여기서 '군더더기 없이 확실하고 선명하게'라는 말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즉, 여러분의 SOP에는 여러분이 꼭 하셔야 할 이야기, 확실하게 말해야할 '핵심'들을 때려넣듯이 보여주셔야 한다는 말입니다.

SOP를 적으면서 여러분이 때려박아야 할 '핵심'들은 이런 것들입니다. 어떤 분야(어떤 전공이 아니라)를 공부하고 싶은건지, 왜 그 분야를 공부하고 싶은 건지, 왜 이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건지, 이 대학의 프로그램이 어떻게 여러분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등 말입니다. 여러분의 Intellectural and practical background을 확실하게 보여주신다는 생각으로 핵심적인 내용을 적으시면 되겠습니다. 이미 다 한 이야기니까, 더 이상 부연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PHS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UC Berkeley: PHS Prompt

Please describe how your personal background and experiences inform your decision to pursue a graduate degree. In this section, you may also include any relevant information on how you have overcome barriers to access higher education, evidence of how you have come to understand the barriers faced by others, evidence of your academic service to advance equitable access to higher education for women, racial minorities, and individuals from other groups that have been historically underrepresented in higher education, evidence of your research focusing on underserved populations or related issues of inequality, or evidence of your leadership among such groups.


솔찍히 말하면, PHS에는 위와 같은 여러가지 내용들이 '담길 수' 있지만, SOP와 같이 '모두에게 요구하는, 담겨야만 할 핵심적인 내용'이라는 건 사실 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PHS는 여러분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온 사람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버클리의 가이드글 표현을 빌리자면, "give the committed an image of you as a person" 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어떤 생각'이라는 것이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것처럼 모든 측면을 포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의하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여러분이 Resume를 옆에 두고 하나하나 해설하고 부연설명하듯이,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뭐 했다는 기록들을 하나하나 언급해주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커미티들이 알고 싶은 여러분의 '생각' 이라는 것이 어떤 측면을 말하는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버클리 대학의 가이드글을 빌려 말하자면, 여러분이 전달해야 할 기본적인 메시지는 바로 "your academic achievement despite challenges", 이것입니다. 바로 그런 측면에서 여러분이라는 사람을 머리 속에 그려볼 수 있는 손에 잡히는 내용들을 적어달라는 것입니다.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Berkeley 대학에서 제시한 가이드 중 특히 이 말이 PHS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Anything that can give reviewers a sense of you as a person belongs [ [here - PHS] - you can repeat information about your experience in your research statement, but any experiences that show your promise, initiative, and ability to persevere despite obstacles belong here". 네, 핵심은 "despite obstacles" 이라는 것 이제 눈에 들어오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예를 들 필요는 없을것 같은데, 혹시나 궁금하시면 여기로 직접 가셔서 얘들이 적어놓은 예들을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Berkeley의 PHS 프롬프트를 보면 아직까지도 왜 그렇게 마이너리티에 대한 부분이 '굉장히' 강조되어 있는지 의아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첫 문장을 제외한 "In this section" 이후부터가 전부 다 그런 내용이거든요. 아이러니컬 하게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쓰라고 해 놓고서, 뜬금없이 그런 마이너리티가 직면한 장벽에 관련해서 한 너의 '연구'나 뭐 그런 내용을 적을 수 있다는 말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우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여러분을 보여주라고 해 놓고서, 그 뒤에 하는 이야기들은 다 장벽에 가로막힌 그런 그룹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도와주고, 이끌어주고 이런 내용들을 넣을 수 있다고 하니 말입니다. 


자, 이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PHS가 대부분의 대학에서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를 아셔야 해요. 



2. Personal History Statement for what? - Internal funding! (i.e., "Diversity Fellowship")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PHS의 가장 큰 용도는 사실 어드미션에서도 보기는 하겠지만, 그보다는 (그 이후) 대학에서 제공하는 내부 장학금을 주기 위한 후보들을 찾기 위함입니다. Berkeley는 아예 대놓고, 저 위에 적은 그런 내용들 (In this section, you may...)을 쓴다면 어드미션 커미티들이 여러분을 "fellowship for diversity"에 올리기 위해서 고려하는데 아주 아주 도움이 될 꺼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어드미션 지원서류를 작성하시다 보면 '아!...'하고 깨달음이 오실 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PHS를 요구하지 않는 학교 중 일부 학교에서는 펀딩 지원 항목에서 저 위에 Berkeley가 요구했던 내용들을 적도록 하는 별도 문항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항목들은 대부분 "Diversity Background"등의 이름으로 기재하도록 되어있으며, 통상적으로 300-400자 정도 적는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런 맥락에서 지원하려는 대학들의 온라인 지원서류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단 다 확인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내용을 적지 않으면 넘어가지 않겠지만, 기본적인 내용들을 미리 쳐 둔다고 생각하시고 끝까지 보시고 어떤 '복병'들이 있는지 미리미리 확인하세요.)


사실 이 이야기는 gradcafe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PHS는 SOP만큼 어드미션에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고, 내부 Diversity 장학금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논의입니다. 물론, 이것이 PHS를 대충 써도 된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PHS도 엄연한 어드미션 서류 중 하나고, 어드미션 커미티가 확인할테니 말입니다.



3. 드리고자 하는 말씀



제가 궁극적으로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저런 프롬프트를 보고, "어거지로" 나 궁핍하고 어렵게 살아서 공부하기 힘들었는데 극복하고 이겨냈다 뭐 이런 스토리라인을 만들어 내는 것만을 생각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너무 뻔하고, 와닿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얘들이 생각하는 diversity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다음과 같은 느낌일 것 같습니다. 일례로, 나는 부모님과 친구들이 모두 약쟁이여서 지옥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스스로 이런 환경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곧게 서기 위해서 노력해왔고, 이런 것들을 사회에서 쫓아내기 위해서 A라는 공부를 하려고 한다. 혹은, 나는 여성의 성 정체성이 억압받는 사회 속에서 거의 모든 기회를 가지지 못한 채로 살아왔지만, 돌파구를 찾아서 노력한 결과 이만큼이나 성장할 수 있었고, 그렇게 억압받는 구조를 깨뜨리기 위해서 B라는 분야를 공부하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뭔가 느껴지시리라고 믿습니다. 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맹이'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 알맹이란 것은, 저는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신념'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Diversity Fellowship이던 PHS던, 그 속에 담겨야 할 Diversity는 결국 이런 식의 '신념'이 담긴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있어야만 커미티가 '와~ '할 수 있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접근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여러분이 살아온 personal background 속에서 '넓은' 의미에서 Diversity를 해석하시고, 본인이 academic leader로서 변화를 이끌어가기 위해서 주어진 장애와 제한된 기회 속에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래서 얼마나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일을 하려고 하는지 등을 풀어가는 것이지요. 여러분이 가슴 속 밑바닥에 간직한 이야기들을 끄집어 낼 수 있다면 좋은 PHS를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자면, SOP에 보여줄 핵심이 학술적 측면의 모티베이션이라면, PHS는 여러분의 개인적인 '신념과 가치관'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포스팅을 쓰게 된 건 한 분이 오늘 이 Diversity에 대해서 물어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유학준비 했을때 이 부분이 사실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이었는데 막상 여러 포스팅들을 적다 보니 정작 이 이야기를 적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고민스러웠던 만큼, 많이 생각해보고 나름대로 내린 저만의 개인적인 결론이지만, 어느 정도는 공감이 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가시기전에 공감 버튼 클릭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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