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풀브대장입니다. 지금까지 3개 포스팅을 통해 Statement of Purpose (SOP)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그게 대체 무엇인지, 무슨 내용을 써야하는지,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등 모두 굵직 굵직한 핵심적인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분명히 이제 충분히 어떤 방향으로 써야 하는지 '이해'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분명히 '자, 한번 써볼까'라고 워드를 열고 나면 머리속이 하얗게 되는 손이 덜덜 떨리는 분들이 분명 있으시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머리로 이해하는것과 실제로 쓰는 건 또 큰 차이가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SOP를 쉽게 풀어가는데 꽤 많은 도움이 되는 가이드 탬플릿 샘플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샘플(sample)같이 여러분이 기대하시는 'template'과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실제로 글 쓰시는데에는 더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다만, 자칫 잘못하면 제 의도와 달리 역기능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선 기초적인 사항이지만 많이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 우선 확실히 짚고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Part I. 


우리 친구 네이버와 구글에게 SOP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시면 "지원동기 - 연구주제 - 그간 한것들 - 왜 너너한테 가려고 하는지 - 각오"의 순서로 적어야한다는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여러분 중에서도 아마 "지원동기, 연구주제, 그간 한 것들 이런 내용을 '순서대로' '채워 넣는다'"고 생각하시면서 쓰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생각을 제발 바꾸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지원동기 말하고, 연구주제 말하고, 그간 한것들 말하고 등등 이런 식으로 순서대로 적어야 한다는 룰 같은 것은 없습니다 (prompt에서 정하지 않는 이상). 둘째, 지원동기, 연구주제, 그간 한 것들, 이 세 가지 부분은 사실 그렇게 칼로 나뉘듯이 딱딱 나누어지지도 않거니와, 나눠서 채워넣는다고 생각하시면서 글을 쓰면 문단문단 따로 노는, 흡입력 없는 빈약한 글로 끝나게 되실겁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번째로, SOP를 어떻게 시작할지에 대한 부분을 생각해봅시다. 저보다 먼저 풀브라이트를 받고 박사유학을 가신 분의 SOP를 읽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분은 맨 처음 문장에서 아예 대놓고 '내 Research Interest는 이거다'라고 때려 박으면서 시작합니다. 즉, "I want to pursue a Ph.D. in A at a XX university to study the relationship between C and D"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적고 난 뒤, 바로 그게 왜 본인한테 의미있는 연구주제인지를 설명하는 걸로 시작합니다. 미국에서 본인이 공부하려고 하는 토픽을 연구한 교수들이 많지 않은데, 본인이 지원한 학교에 그 분야를 파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이 SOP를 어떻게 볼지 생각해봅시다. 분명히 다른 지원자들거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가 다른 지원자들도 많이 선택하는 그런 주제라고 가정해봅시다. 저렇게 연구관심사를 적는 것으로 시작한다면 커미티가 내가 무슨 연구에 관심이 있는지 빨리 캐치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그래서 사실 커미티들이 굉장히 선호하는 서술 형태이기도 합니다), 그것 외에 별다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본인의 독특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모티베이션을 쉽게 전달하면서 읽는 사람에게 '어, 이것봐라'라는 식의 관심을 끄는 것이 더 낮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러면서 다른 지원자들에게 없는 부분을 어필할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례로, 실무에 경험이 많은 분이라면, 처음 문장에서 내가 이런 일을 오래 했었는데,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더라는 식으로 들어가시는게 본인을 커미티들이 머리 속에 좀 더 쉽게 기억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무슨 말 하려고 하는지 감이 오리라 믿습니다. 맨 처음 어떻게 시작해야 한다는 그런 공식같은 건 없습니다. '최대한 본인에게 플러스가 될 수 있는 방식으로 도입부를 써먹는 것', 차라리 이게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SOP를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해보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길은 "본인이 가장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시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연구주제가 아주 희소성이 있는 경우라면, 그 연구주제로 어필하시는거고, 본인의 실무경력이 많다면 그 경험을 강조하면서 들어가는게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으시고 무조건 일단 지원동기부터 적어야 한다는 글을 읽고 왜 제가 한숨을 내쉬었는지, 여러분도 이제 충분히 공감하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이번에는 쪼개서 집어넣는다는 생각이 왜 문제인지를 살펴봅시다. 제가 이전에 드린 이런 말씀이 아직 여러분의 머리 속에 살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SOP는 본인이 어떤 연구분야를 공부하고 싶게 되었는지 모티베이션을 보여주면서, 그런 모티베이션의 "연장선상"에서 어떤 일(연구, 경험)들을 했고, 그러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고 (연구주제와 관련해서), 그래서 뭘 더 파보았고, 그 결과 앞으로 구체적으로 A라는 분야 중 어떤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려고 생각하는지 "생각의 흐름"을 선명하게 풀어줘야 한다." 여기서 특히 '모티베이션의 연장선상', '생각의 흐름'이라는 두가지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그간 한 것들"을 적는 이유는 '나 열심히 연구하는 지원자다' 혹은 '나 능력있다' 이런 걸 어필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바로 본인의 연구토픽에 대해 어떤 스탠스로 접근을 했었는지, 그런 접근의 결과 확인했던 게 무엇이고, 그게 또 어떤 다른 부분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는지... 이런 연구주제와 관련된 "생각의 흐름"을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런 생각의 흐름이 어드미션 커미티들에게 명확히 전해졌을 때에야 비로서 "아, 얘가 advanced study 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학문적 소양을 갖추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쉽게 말해 "스스로 연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역량을 가진 애인지" 아닌지 말입니다.  


이제 왜 제가 연구주제, 그간 한 것들, 너네 학교 왜 가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요소 요소를 딱딱 끊어서 말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지도 공감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직접 써보시면 바로 이해하실 겁니다. 그간 한 것들에서 여러분의 생각의 흐름이 드러나게 하려면, 그간 한 것들이 연구주제의 특정 부분과 연결되어 다음 했던 실적으로 이어지거나, 그 연구주제의 또 다른 부분이 조명되면서 다른 연구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는 등 여러분이 '한 것'과 '연구 주제'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글이 풀려가는게 지극히 정상적인 형태입니다. 여러분이 해당 분야에 대해 연구를 한 실적이 있다는 걸 전제로 말입니다. 


부디, 연구주제 쭉 말하고, 그간 했던 것들은 그것대로 쭉 말하고, 그래서 다 따로 노는 그런 SOP를 쓰지 않으셨으면 좋습니다. 지원동기, 연구주제, 그간 한 것들, 이런 식으로 딱딱 쪼개서 넣는다고 생각하시면서 Resume를 옆에 두고 내용을 찾아서 "채워넣으면서" 쓰신 분들에게 주의를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이력서 해설용 나열식 SOP로 끝나게 될 거라고 말입니다. Resume를 옆에 두고 풀어쓰는 건 일종의 의미 덩어리를 잡는 단계에서는 유효하고 필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팍팍 꽃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오히려 독이 될 여지가 많습니다. 머리속에 본인의 생각들이 정리가 되었다면, 본인의 이력이 아니라 말하고 싶은 에센스(메세지)를 중심으로 뼈대를 잡으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Part II. 


자, 이제 가이드 탬플릿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이제 "이런 내용은 무조건 맨 앞에 들어가야 하고, 저런 내용은 어디 뒤로 가야하고".. 이런 식으로 억지로 끼워맞추면서 SOP를 쓰려고 하는게 왜 좋지 않은 생각인지 충분히 이해하셨으니 어떤 자료를 보던지간에 절대적인 룰처럼 받아들이시지는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노파심에 이야기드리면, 중요한 건 어디에 어떤 내용을 담는지'가 아니라,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활용해서 선명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지, 내 연구주제에 대한 생각의 흐름을 어떻게 확실하고 분명하게 보여줄지의 두 가지 부분입니다. 이 아래 탬플릿이 바로 그 부분에 있어서 전체적인 틀을 잡는데 꽤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ere’s a template if you need one:


i. First paragraph – Describe the general areas of research that interest you and why. (This is helpful for a committee to determine which professors should read your application.)


ii. Second paragraph, Third, and Fourth paragraphs – Describe some research projects that you worked on. What was the problem you were trying to solve? Why was it important? What approaches did you try? What did you learn? It’s fine to say that you were unable to fully solve your problem.


iii. Fifth paragraph – Tell us why you feel you need a Ph.D.. Look back to section 2 and explain what in there appealed to you.


iv. Sixth paragraph – Tell us why you want to come to CMU. Whom might you like to work with? What papers have you looked at from CMU that you enjoyed reading? Why is CMU the right place for you?


(Source: Mor Harchol-Balter, 2014, Applying to Ph.D. Programs in Computer Science, 11p)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들에게 익숙한 그런 종류의 빈칸 때우는 탬플릿이 아닙니다. 설사 여러분이 어딘가에서 그런 탬플릿을 보더라도 보자마자 버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생각이 뻗어나가는 흐름을 옥죄고 방해하는게 아니라, 그와 정반대로 편안하게 내 생각들이 글로 풀릴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일종의 가이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전 글에 이야기 드린 '커미티들이 듣고 싶어하는 3개 내용'들이 오롯이 담겨있다는 점도 만족스럽습니다. 특히, 2-4번 단락을 묶어두고 그 단락에서 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5번 단락에서 매듭을 짓는 형태는 제가 앞에서 이야기드린 것처럼 본인이 해온 일들을 연구주제의 맥락에서 생각해보시면서 '생각의 흐름'을 끝까지 끌고 가시라는 내용과 동일한 취지라고 보시면 아마 더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까지 총 4번의 포스팅에 걸쳐 SOP 쓰는 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실제로 뭘 어떻게 써야하는지 좀 손에 잡힐만한 조언을 드리기 위해서 많이 오해하시는 사항이나 궁금하실 만한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풀어봤는데, 많이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꼼꼼히 읽으셨다면 혼자서도 최소한 평균 이상의 SOP는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SOP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여기까지 드리려고 합니다. 이 정도만 확실히 아셔도 기본은 확실히 다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SOP에 대해 드린 세 가지 이야기는 모두 "꿀팁과 자료공유" 아래 "SOP, 제대로 알고 쓰소서" 카테고리를 클릭하시면 한 눈에 보실 수 있습니다. PC에서는 오른쪽 상단의 Category 아이콘을 클릭해주시고, 모바일에서는 왼쪽 상단의 주황색 동그란 아이콘을 클릭해주시면 세부 카테고리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추천서, CV, 컨택메일 등 SOP 이외의 다른 유학서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물론, 지금처럼 많이 오해하는 부분, 실수하는 부분 등을 중심으로 핵심만 다룰 계획입니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쓸데없는 이야기로 저와 어려분의 소중한 시간을 갉아먹는 포스팅은 앞으로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계속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시면 많은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아, 유학비용에 대해서도 언젠가 포스팅해드리려고 합니다. 하도 질문이 많이 들어와서 말입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가시기 전에 공감과 댓글, 꼭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