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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코치, 풀브대장입니다. 바로 이전 글에서 Resume와 Curriculum Vitae (CV) 적을 때 꼭 숙지하고 계셔야 할 핵심적인 부분들을 짚어 드렸어요. 좋은 샘플과 제가 실제로 제출했던 CV도 공유해드렸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많은 분들이 CV를 적을 때 애매하다고 생각하시거나, 근거없는 잘못된 '카더라' 통신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정리해드리려고 해요. 딱 3가지만요.
1. 무조건 1장으로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가장 대표적인 '카더라' 통신 No.1 은 단연 이거죠: "무조건 1장으로 만들어야 해. 최대한 간결하게 팩트만 적어".
CV를 '무조건' 1페이지에 맞춰 꽉꽉 꾸겨 넣어야 한다? 착각이에요. 제가 쓴 이전 포스팅을 읽어보셨다면 이게 완전 헛소리인거 아실 거에요. 취업용 Resume라면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지만, 어드미션용 CV라면 전혀 달라요. 간결하게 팩트만 적어라는 것도 틀린 말이에요. 오히려 '읽는 사람이 궁금해할만한 거는 충분히 설명해줘라'가 더 중요한 부분이겠죠. 아마도 취업용 이력서나 Resume에 익숙한 분들이 인터넷에 올린 (근거없는) 글들을 때문에 이런 근거없는 오해가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CV에서는 Brevity 보다는 강조하고 싶은 걸 눈에 띄게 잘, 그리고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 잊지 마세요. 1페이지에 꾸겨넣어서 "뭔지 모르게 복잡한데 참 이것저것 했구나"라는 인상을 주는 CV보다, 카테고리별로 구체적으로 뭘 했는지를 보여주면서 중요한 경험 및 실적을 강조한 2페이지 CV가 100배는 더 나아요.
뭐가 좋은지의 기준은 '분량'이 아니라는 것은 공감하시죠. 그런데, '읽는 사람이 궁금해할만한 거는 충분히 설명해 줘라'라는 부분에 오해가 있을 수 있어요. CV가 detail + thoroughness 가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Resume에 비해서 그렇다는 말이에요. 10페이지 넘어가는 CV를 쓰라는 말이 아니에요. 모든 내용을 같은 수준의 디테일로 보여주려고 애쓰실 필요 전혀 없어요. 강조할 건 확실히 강조하고, 간단히 언급할건 숨을 죽여야 본인이 어필하고 싶은 내용을 읽는 사람 머리에 각인시키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이런 점에서 좋은 CV의 기준은 바로 이거라고 생각해요: 읽는 사람에게 어필하고 싶은 부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보여주는지' 핵심은 읽는 사람을 생각하라는 거에요 - "Making it easy for your overburdened audience". 여러분이 판단하기에 중요한 건 CV 앞쪽에 팍팍, 구체적으로 꽃아주시고, 나머지 것들은 "이런 면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정도로도 설명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생각해요.
읽는 사람이 관심도 없어할 만한 내용을 지나치게 구구절절하게 적어서 피곤하게 만들지 마세요. 일례로, 어떤 회사에서 근무했는데 매출액이 엄청 올랐다거나 고객이 엄청 만족했다거나 등 "근무 성과"를 지나치게 강조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생각해보세요. 거기서 뭘 했는지는 궁금하겠지만, 교수들이 매출액이나 고객 만족도가 어쨋다는거 관심있어 할까요? 그건 여러분의 능력은 기업체에 보낼 Resume에서야 좋게 어필이 될 수 있겠지만, 대학원 어플라이가 목적이라면 제가 보기에는 군더더기에요. (혹은 읽는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의미없는 나 잘났다 어필이겠죠)
특히 CV페이지수가 많아지면 첫 페이지에 본인이 강조하고 싶은 핵심을 다 싣게 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읽는 사람이 통상 첫 페이지 읽고 2페이지부터 휙휙 넘긴다는게 일반적이라는 걸 감안해서, 미리 첫 장에다가 훅을 걸어두는거죠. 그 부분을 읽을 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죠. 다만, CV가 2페이지 정도로 짧다면 이런 식의 접근은 쓸데없이 중언부언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셔야겠죠.
2. 연구 경력이 너무나 많은데 어떤 식으로 집어넣어야 하죠?
저와 같이 실무에서 리서치 경험이 많은(50개 이상) 분들 이라면 이 많은 내용을 어떻게 보여줘야할지 참 고민스러워요. 특히, 그냥 시간대 순으로 쭉 나열하면 '연구를 많이 했다'는 것 이외에 정작 본인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어렵기 때문이겠죠.
여기서 여러가지 대안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해요. 최근 3년 또는 5년내 주요 리서치 프로젝트만 골라서 전부 보여주시는 분도 있을거고, 연구분야를 쪼개서 보여줄 수도 있겠죠. 어떤 방식을 택해야 본인이 어필하고 싶은 걸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시면 답은 금방 나올 꺼에요.
저 같은 경우는 제 관심주제와 직접 연결된 프로젝트 3개와, 제가 연구책임을 맡은 과제 등 중요한 것 2-3개를 뽑아서 제일 첫 장에 풀 참고문헌 형태로 어필했어요. 그리고 나머지 실적 부분에서는 분야별로 묶어서 제목과 연도만 리스트 형태로 간단하게 적었죠.
제가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 1) 제가 연구하고 싶다고 말한 분야에서 '이미 몇 개 연구를 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과, 2) '혼자서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간 적이 있어, 혼자서도 연구를 수행할 역량이 있다'는 두 가지 메시지 였으니까요. 그 외의 프로젝트들은 제 전공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구를 해 왔다는 걸 보여주는 정도로 충분했죠. 이런 식으로 본인이 강조해야 할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셔서 어떻게 보여줄지를 생각하실 필요가 있다고 봐요.
인터넷에서 교수님들 CV보시면 최근꺼부터 쭉 적어나가는 형태가 많이 보이는데, 대부분 (이미 원하는 자리에 가신 분들이) 본인 경력 관리용으로 업데이트하는 차원이라고 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저희같이 어플라이를 하는 입장에서는 읽는 독자의 편의성과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고려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거. 잊지 마세요.
3. Publication, 어떤 형식으로 적어야 하나요?
CV에 논문이나 학술발표 등 실적 적으실때, 의외로 많은 분들이 '저자, 년도, 타이틀..' 무조건 이런 형태로 적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근데 오해에요. 어떤 분들은 그렇게 적어야만 '아카데믹한 기본기'를 보여줄 수 있다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건 라이팅 샘플에서 보여주세요. 제대로 보여줄 곳에서나 잘 보여주시면 되요. CV는 Article 이 아니잖아요.
제가 드리는 이야기는 "그렇게 적으면 안된다!"는 게 아니에요. "꼭 그렇지 적지 않아도 된다"라는 거에요.
즉, 있지도 않는 룰에 스스로를 가두기 이전에 한번 생각해보시라는 거에요. "어떻게 적는게 읽는 사람이 더 편하게 알아볼 수 있을까?" 라고요. 논문 제목이 중요할까요, 저자가 몇명인지, 언제 퍼블리쉬 됬는지가 중요할까요?
보통은 뭔 내용의 연구인지가 더 궁금하겠죠. 그러면 제목이 앞에 오는게 아무래도 읽기가 편하겠죠 (MIT샘플에 적혀있는 것 처럼요). 저자, 연도는 그 뒤에 적어주시면 되겠죠.
여기서 한 가지 더 고려하실 부분이 있어요. (앞에 언급드렸던 맥락처럼) "어떻게 적는게 읽는 사람에게 더 어필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에요. 만일, 대부분의 연구가 본인이 1저자라서 그걸 어필하고 싶다면? 저같으면 읽는 사람이 약간 불편해도 내가 1저자로 한 연구가 대부분이라는 걸 어필할 것 같네요.
이런 식으로 본인이 이것저것 재면서 스스로 판단하시면 되요. It's up to you!
다만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지원하시는 대학 웹사이트에서 샘플 찾으셔서 어떤 식으로 적었는지 확인하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저는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어요). 왠지 일부 대학들은 약간 고지식한(죄송합니다) 스탠스를 취할 수 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그런 위험은 피해갈 수 있으면 피해가는게 좋겠죠.
지금까지 이야기드린 3가지 내용에 대해 제가 말씀드린 '뉘앙스'를 잘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다른 애매한 부분이 생기더라도 어떻게 써야할지 결정하는 거 그다지 어렵지 않을거라 믿습니다.
지금쯤 이런 생각이 드셨으면 좋겠어요. CV를 쓰는 것은 정해진 틀에 본인의 이력을 끼워 맞추는게 아니라는 생각이요. 나아가서, CV를 쓴다는 것을 자신이 전하려는 '메시지에 맞게' 전체적인 구성과 내용적 디테일을 최적화시키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면 더 좋겠네요.
Note. 영어 표현에 대한 조언은 아예 싣지를 않았는데, 내가 한 일을 설명하는 문장을 시작할때 action verb로 써야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네요. 인터넷에 action verb 쳐보시면 아주 수두룩하게 나오는데, 요기 정도 보시면 굳이 다른 거는 안 보셔도 될 거 같네요.
다음 포스팅은 유학서류 중 남은 한 가지, 추천서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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