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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코치, 풀브대장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어떤 추천서가 어드미션 과정에서 도움이 되고, 어떤 추천서가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지 살펴보려고 해요. 크게 두 개 파트로 나눠서 적었어요.
1) 어드미션 심사과정에서 어떤 추천서들이 비중있게 다루어지는지
2) 내용적 측면에서 좋은 추천서란 어떤 것인지
조금 긴 글이 될 거에요. 시작합니다.
< Part I. 어드미션 과정 속에서 >
자, 일단 어드미션 프로세스 과정에서 추천서가 어떤 식으로 검토되는지 알아야 겠죠? 어드미션 프로세스에 참여하신 두 분의 살아있는 경험담을 살펴보는게 큰 도움이 될 거에요.
1.
먼저, David Anderson이라는 미국인 교수님의 글을 보죠. 아래 발췌해 둔 글에 걸어둔 링크로 들어가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추천서 뿐 아니라 실제 어드미션 과정에서 필터링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아주 상세하게 적어놓으셔서 감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될 꺼에요.
이 분의 경우 어드미션 프로세스에서 SOP의 비중을 굉장히 강조하시면서, 추천서는 뭔가 확신이 서질 않는, 긴가민가한 지원자 그룹 중에서 괜찮은 지원자를 뽑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인용할 내용이 너무 길어서 필요한 부부만 발췌했어요)
We do admit students who haven't yet figured out what area they really want to do, but they have to be very strong in a broad academic context (and still have rec letters attesting to their potential). We view this as a category with potentially high yield and return, but with higher risk (what if they show up and decide they hate research? :). We're more selective in admitting from this pool than from the students whose SOP and research experience convinces us they know what they're doing...(중략)... Perhaps the most important signal was the letters of recommendation. One (or two!) strong, very specific letter(s) from a faculty member who'd worked directly with the student for a longer period of time was the most compelling possibility.
(Source: David Anderson's blog )
그리고, 지원자와 오랜 기간동안 직접 일한 경험이 있는 교수들이 보낸 추천서에 보다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어요. 그 추천하신 교수가 'trustworthy' 한지에 대해서도 감안하고 있다는 점도 봐둘만 한 부분이죠. 한편, 내용적인 면에서 보면 '수업시간에 잘 했어요'라고만 적힌 추천서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해 주시네요. 그거는 일단 깔고 들어가는 거고, 믿을 수 있는 추천인이 아주 강한 어조로 추천해줘야 효과가 있다는 거죠.
2.
이번에는 스탠포드에서 실제 어드미션 과정(석사)에 참여했던 분이 적은 글로 잘 알려진 글이에요. 역시 내용이 너무 길어서 전부 발췌해서 보여 드리지는 않겠습니다만, 아래 발췌글의 링크를 눌러 꼭 한번 읽어보세요.
이분은 앞의 David 교수님과는 조금 달리 추천서가 정말 중요하다는 쪽이에요. 먼저 아셔야 할 부분이 이 분은 아마 1차로 걸러내는 작업을 하는 입장에서 적으신 것 같다는 점이에요. (앞의 David 교수님은 최종 평가자의 입장에서 적으신 거고요) 즉, 1차 필터링을 위해서 '채점'을 하는 사람의 입장이라고 보면 좀 오해를 줄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아마 SOP가 덜 중요하다고 적지 않았나 싶네요. 참고로 앞의 David 교수님은 1차로 걸러지고 나면 SOP와 추천서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언급한 바도 있고요).
어찌되었건 여기서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요. 바로 추천서를 레이팅하는 방식이에요. 아마 짐작은 하고 계시겠지만 놀랍지 않나요? 외국보다는 미국 내 추천서에, 다른 곳보다는 해당 대학(또는 그와 비슷한 대학에서) 추천서에, 다른 학과보다는 해당 학과 교수의 추천서 등으로 카테고리에 따라 배점 등급 자체가 다르다는 것 말이에요. 심지어, 아시아는 평가에 주의가 필요한 국가라고 주의를 준다는 것도 좀 무섭네요.
위의 세 가지 기준[(추천서 본문 끝부분의 종합적 코멘트, 타 학생과의 비교 평가(scale rank), 최종 평가(last evaluation)]을 종합하여 평가를 하는데, 만약 스탠포드 CS학과의 교수가 추천서 말미에 "강하게 추천한다"라고 직접 쓰고, Scale Rank에서 Top 1-2%를 주고, Strongly recommended 라는 마지막 평가를 덧붙인면 Rating 표의 Recommendation 란에 "excellent"라는 평가가 주어질 것이다. 그러나 CS 학과의 교수가 아니거나 다른 나라에서 보내지는 것이라면 대개 그보다 한 등급씩 낮추어서 평가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한 단계씩 낮추어 질 때마다 rating도 낮아진다고 보면 된다.
(Source: Stanford TCAD website)
아실지 모르시겠지만, 실제로 많은 학교들이 딸랑 추천서 메일만 요구하는게 아니라, 이 글처럼 추천인에게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서 지원자를 "평가"하라고 요구합니다. 추천서를 보내는 메일에 버튼같은 걸 누르도록 만들어서 평가를 하죠. 제가 지원했던 대학 중에서 저런 '상대평가' 항목에 영어가 어느 정도로 능숙한지와 같은 걸 물어보기도 했어요.
참고로 같은 스탠포드 대학 컴공과의 Karthik Raghunathan 라는 분이 쓴 글도 있어요. 이 글은 바로 앞에 적은 TCAD에 올라온 글보다 훨씬 더 자세하고,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참고할 부분이 많아요. 역시 한번 들어가서 읽어보시면 많이 도움이 될 꺼에요. 요기를 클릭하세요. 이 분은 단 하나의 추천서가 "심지어 결과를 뒤집어버릴 정도로" 중요하다고 엄청 강조하고 있네요. 그러면서 동시에 (앞에서 이야기하신 두 분과는 달리) 문제되는 추천서를 보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주고 있어요. 일례로, "해당 교수가 직접 Confidentially 썼는지 아닌지 어느정도 잡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3.
자, 이분들의 이야기 만으로도 대략 그림이 그려지실거라고 생각해요. 아쉽게도 두 분 모두 컴공과에 한정된 이야기라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누가" "어떤 내용으로" 적어준 추천서가 확실히 도움이 되는지 감을 잡는데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거에요.
가고 싶은 대학의 해당 학과에 재직했던 교수(어드미션 커미티가 누군지 신뢰할 수 있는 교수)가 오랫 동안 직접 함께 일을 했던 학생에게 DWIC + 알파의 내용으로 강한 어조로 적어준 추천서가 최고라는 거죠.
4.
네, 무슨 내용인지는 이해가 되는데 우리같이 유학을 준비하는 인터네셔널 학생들에게는 참 힘 빠지게 하는 결론이네요. 그죠? 사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유학준비생들은 많은 추천인 풀을 두고 그 중에서 '고를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죠. 통상적으로 지도교수님, 나를 잘 아는 교수님 1분, 직장에 근무했다면 연구원 직장 상사 1분 정도 이렇게 받는게 현실이죠. 내가 어필하려고 하는 서로 다른 부분을 말해주실 수 있는 분들로 구성하는게 그나마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일 꺼에요.
아, 그런데 좌절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렇게 받아도 원하는 대학에 가신 분들이 수두룩 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누가'보다는 '어떤 내용으로 쓰여진 추천서를 받아야 하는지'를 잘 알아야 하겠죠. 툭 까놓고 말해서, 한국에서 유학을 준비하시는 대부분의 경우, 외국 교수한테 추천서를 받는 것이 아닌 이상 교수님이든, 직장 상사든.. 10이면 8,9는 본인이 초안 잡아가서 추천서를 받게 되니까 말이에요. 초안이라도 제대로 써가는거, 그게 우리가 유학지원을 몇 달 앞둔 상태에서 현실적으로 신경쓸 수 있는 부분이겠죠.
< Part II. 내용적 측면에서 좋은 추천서란? >
자, 아마도 초안을 적어야 할 당신, 어떤 식으로 내용을 적어야 할 지 살펴보죠. 일단, 맞아요. 추상적,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죠. 누구나 공감하실거에요.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바쁜 시간 뺏고 싶지 않아요.
여기서는 딱 두 가지 부분만 짚고 넘어가려고 해요. 특히나 착각들을 많이 하시는 부분이라서 말이에요. 아래 Mor Harchol-Balter 교수님의 글(출처는 여기)을 빌어서 이야기드리는게 가장 효과적일 것 같아요. 아래 두 개 Letter 예를 읽고, 그 아래에 적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세요.
1. 어떤 추천서가 더 "강하게 어필한다"고 느껴지세요?
2. 추천서에는 장점만 적어야 하는건가요? "단점"을 적으면 큰일날까요?
Letter 1:
“I highly recommend student X for your graduate program. Student X received an A+ in my undergraduate algorithms class. He was ranked Number 2 out of 100 students. He got the highest score on the final. He worked very hard all semester, never missed a class, and was always able to answer the questions that I asked in class. This conscientious attitude makes him an excellent candidate for any graduate program. ”
Letter 2:
“I highly recommend student Y for your graduate program. Student Y received a B in my undergraduate algorithms class. He was ranked Number 29 out of 100 students. Halfway through the semester we started working on network flows. Student Y seemed extremely excited by this topic. He disappeared for 4 weeks and even missed an exam. However when he came back, he showed me some work he had been doing on a new network flow algorithm for high-degree graphs. He had done some simulations and had some proofs. I’ve been working with student Y for the past couple months since then and he is full of ideas for new algorithms. I think student Y’s initiative makes him an excellent candidate for any graduate program.”
(Source: Harchol-Balter, 2014, Applying to Ph.D program in Computer Science - Carnegie Mellon univ.)
정답은?
네, Letter 2가 더 강하게 어필이 되죠. 재미있는 점은 단점을 썼음에도 그게 더 강하게 어필된다는 거에요.
Letter 1은 사실 "도움되지 않는" 추천서의 전형적인 예에요. 추상적으로 장점만 나열한, 천편일률적인 추천서죠. 이름만 바꿔서 넣어도 큰 문제가 없을만큼 말이에요. 이 교수님도 분명히 이야기하시네요. "Letter 1 actually counts as 0" 이라고요.
Letter 2를 좀 볼까요? "수업 빠졌어"만 적는다면 분명히 마이너스겠죠. 하지만 이 추천인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뭐죠? 수업을 빠졌다가 아니라, 빠지는 동안 "뭘 했는지"죠. 즉, 이 Y라는 애가 "스스로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연구에 푹 다이브하더라" + "굉장히 창의적이더라"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단점을 언급한거죠. 단점을 강조하려는 게 아니라요 (단점을 강조하는 추천서를 쓰면 추천인이 참.. 이런말 하면 안 되지만 나쁜놈이죠)
Letter 2를 읽고 어드미션 커미티들이 "얘 수업 빠지고 안되겠네.."라고 생각할까요? 아니죠, "어라.. 이놈 스스로 뭔가 해보려는 애네"라고 보겠죠. 그것도 꽤 인상 깊게요.
Letter 2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뭐라고 적혀있는지. 학생이 "나한테" 뭘 보여줬고, 내가 그 학생이랑 "같이 일하면서" 이런 저런 점도 "느꼈고"... 네, 바로 이런게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내용(경험담)"이 생생하게 녹아있죠. 이게 바로 설득력있는 강력한 내용이라는 거에요. 바로 이런 정도의 내용으로 구성하신다고 생각하면 좋을 거에요. 참,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억지로 단점을 적고 뒤집으시려고 하실 필요는 없어요. 지금 그게 포인트가 아닌거 아시죠?
요 앞에서 내용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착각을 많이 하신다'고 말씀드렸죠? 아주 단적인 예가 있는데, 혼자 알고 있기 아까워서 여기에 공유를 해 보려고 해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정보를 받아들이실 때 아무 생각없이 받아들이면 좋지 않다는 걸 보여드리려는 취지에서요.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비방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고해커스 사이트에서 2017년 7월 즈음에 누가 추천서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글이 올라왔어요. 질문의 요지는 추천서 초안을 적어야 하는 상황인데, 단점 같은 장점을 언급하고 싶은데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 었죠. 한 분이 이렇게 답을 주시더군요.
"추천서에 단점을 적다니요... 장점+함께 한 연구내용+다른 학생과 비교시 수준 등으로 간결하게 한 장 채우는게 추천서에요. 단점 적으면 단점만 부각됩니다. 어짜피 추천서 맡길 교수면 추천서 파워도 제로일 거 같은데.. 좋은 말만 쓰세요 (이하 생략)"
네, 이하 생략된 부분에는 맞는 이야기도 해 주셨어요(달리 말하면 참 당연한 이야기). 그런데, 질문에 대한 답변 요지는 바로 이거였죠 - "단점 적으면 단점만 부각됩니다. 좋은 말만 쓰세요".
이분 어조를 보면 스스로 잘 안다고 생각해서 도와주려는 선의에서 쓰신 거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글쎄요...
질문을 올린 분은 이렇게 댓글을 다셨네요 : 감사합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 에휴, 이를 어쩌나...
이번 포스팅에서 이야기해 드릴 부분은 여기까지 랍니다. 다음 포스팅 "전혀 도움 안 되는 추천서, 위험한 추천서"에서는 좋지 않은 사례 몇 가지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쉽게 쉽게 읽으실 수 있게 편하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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