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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중간고사?를 끝내고 졸립지만 그간 시험준비한다고 차일피일 미뤄왔던 분들의 SOP를 읽고 마저 조언을 드렸다. 시험준비하면서도 참 미안한 느낌이었는데, 이제야 좀 홀가분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참 아쉽다. 슬슬 데드라인이 다가오면서 SOP를 봐달라는 분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는데 정작 나는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하니 말이다. 내가 조언을 해 줄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참 미안하다. 


그러는 와중에 일단 여기서 일단락 짓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정말 혼자서 발버둥 쳐보고 정말 안되서 도움을 요청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한번쯤 던져보는' 분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쓴 블로그 글을 한번이라도 들여다 봤으면, 절대 그런 식으로는 쓰지 않을 것들을 들이미는 거다. 한번, 두번이야 참고 가지만, 그때마다 진짜 참 속상하다. 돈 안받고 해준다니까 생기는 부작용일까... 데드라인이 다가오면 이런 케이스가 더 늘어나면 늘어나겠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 뭔가 다른 방식을 생각해봐야겠다. 좀 시간을 두고 말이다. 사실 어떤 면에서 이 글은 일종의 다짐이다.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겠다는.


아쉬운 건, 지금까지 SOP를 읽으면서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아졌다는 거다. 더 많은 SOP를 볼때마다 참 많은 걸 느낀다. SOP에 정답은 없겠지만, SOP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 수 있는지 몇 가지 고려해볼 만한 유형이 잡혀간다. 이건 생각치도 못한 수확이다. 아마, 나중에 나한테 도움을 받은 분들이 보내주는 SOP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뭔가 좀 더 나아간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일단 여기서 멈추자. 방학때라면 모르겠지만, 내가 공부할 시간, 3살배기 아들과 보낼 시간을 희생하면서까지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방학때 올려놓은 굵직굵직한 내용들에 대한 글들이 있으니까, 괜찮을꺼다. 최소한 방황하는 분들이 그래도 제대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거다. 


이제 잠시 멈춰서 기다려볼 시간인 것 같다. 내가 더 뭘 어쩌려고 아둥바둥하기보다는 도움받은 분들이 돌아왔을때 선순환을 어떻게 제대로 키울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게 맞는 것 같다. 뭐, 사실 구상은 이미 끝났다. 그분들이 돌아와서 마음껏 노하우를 전수해줄 공간은 이미 만들어놨다. 그것도 사비를 꽤나 들여서.. 집중코칭 받으셨던 분들이 주셨던 것들은 오롯히 거기로 다 들어갔다. (와이프는 아직은 모른다. 예성아 미안해 아빠가 Cozmo 못 사주겠다). 아쉽게도 그걸로는 모자르더라. 사이트 구축하는데 뭐 이리 돈 들어갈 곳이 많은지 원... 몇몇 분들은 아마 느꼇을 거다. 갑자기 없던 광고가 블로그에 생겨난것들. 다 그런 맥락이다. 내가 블로그 만들어서 돈 벌려고 광고를 붙였다는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 조금이라도 메꿔보려고 하는 발버둥이다. 


어찌되었던 뭔가 굉장히 길었단 하나의 여정이 끝난 것 같다. 뭐, 내가 일방적으로 막을 내렸지만 말이다. 지금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 그리고 나한테 도움을 받으려고 했던 분들에게는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내가 적어놓은 것만 봐도 큰 실수 혹은 오해를 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믿는다. 방학때 다 적어놓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지금 보면 어떻게 저걸 다 적었다 참 내가 봐도 징할 정도니까 말이다. 


웃긴 건 지금까지도 '왜 이걸 하지'라는 걸 별로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거다. 그냥 도와주고 싶었으니까. 나도 힘들었으니까. 그래서 했다. 


그런데,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모이고, 키워간다면, 나중에는 정말 더 멋진 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남을 도와주는 것에 대한 가치와 보람을 아는 사람들을 모아간다면, 작아도 뭔가 의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뭐라도 말이다. 유학준비를 도와주는 것을 넘어서, 혼자서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애들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도 있을 거다. 내가 심었던 씨앗, 여러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진짜 제대로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늙어서도 졸라 멋진 일, 진짜 의미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 키우고 싶다. 


생각해보면, 그런게 진짜 인생을 걸고 한번쯤 해볼만한 일이 아닐까? 좋은 직장에서 일하고, 억대 연봉을 받고, 그래서 뭐.. 늙어서 뒤돌아 보면 뭐가 남을까? 손가락 사이로 다 흘러가버릴 것들. 마음을 전하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면... 분명히 다를거다. 내가 늙어서도, 내가 없어도, 선순환이 계속 이어져서 누군가 나 대신 계속 선순환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그런 구조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잠깐 상상한다. 그리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랑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계속 시간을 공유하는 모습도 상상해본다. 아놔, 이거 정말 최고의 인생이잖아! 


... 새벽 3시반밖에 안 됬는데 너무 센티해진것 같다. 그래도 짊어진 짐을 좀 덜어내니 머리가 이제서야 겨우 다시 돌아가는 것 같다. 의미있는 일을 하자. 의미있는 삶을 살자. 나한테도 남한테도. 그게 내 진짜 가치일테니. 그리고 지금 이 생각. 나중에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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