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풀브대장입니다. 이 블로그를 만들고, GradcafeUS.com 을 만들고 나서 꽤 오랜만에 글을 적는 것 같네요. 저는 이제 한두달 후면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박사논문 프로포절 디펜스까지 마치고 이제 논문을 써내려가면 되는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전히 지쳐버린 것 같아요. 여유롭게 5년을 잡고 왔었는데, COVID 덕분에 굳이 여기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어져버려서 1년 일찍 돌아가려 합니다. 모든 것들이 다 Remotely 하게 이루어지니, 한국에서 논문을 쓰나 미국에서 논문을 쓰나 차이가 없더군요. 이번 2020년 까지는 논문을 마무리하느라 쉽지 않겠지만 (2월에 새로 태어난 둘째를 돌보는 것도 있고요..), 시간이 난다면 좀 더 이런 활동을 이어가지 않을까 싶네요. 뭔가 좀 ..
첫 중간고사?를 끝내고 졸립지만 그간 시험준비한다고 차일피일 미뤄왔던 분들의 SOP를 읽고 마저 조언을 드렸다. 시험준비하면서도 참 미안한 느낌이었는데, 이제야 좀 홀가분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참 아쉽다. 슬슬 데드라인이 다가오면서 SOP를 봐달라는 분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는데 정작 나는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하니 말이다. 내가 조언을 해 줄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참 미안하다. 그러는 와중에 일단 여기서 일단락 짓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정말 혼자서 발버둥 쳐보고 정말 안되서 도움을 요청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한번쯤 던져보는' 분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쓴 블로그 글을 한번이라도 들여다 봤으면, 절대 그런 식으로는 쓰지 않을 것들을 들이미는 거다. 한번,..
나는 잘난 사람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블로그를 감히 시작했던 건 아주 단순한 취지였다. 유학을 준비하는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시행착오를 덜 겪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였다. 특히 SOP에 대해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조금만 시간을 들여서 검색해보면 정말 주옥같은 자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 토플이나 GRE와 달리, SOP에 대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과 자료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먼저 미국에 유학을 간 선배들의 조언을 받기 전까지는 정말 맨땅에 해딩하는 식으로 고생을 했었다. 정말 답답한 건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봐도 누구나 알 만한, 그래서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원론적인 이야기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유학준비를 했는지 적어둔 글들의 경우에도 언제 뭘, 어떻게 준비했다는 정도의..
난 공부하는 게 천성인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쉽게 말해서 뭔가 학문적인 호기심이 왕성해서 이것도 알고 싶고 저것도 알고 싶어하는 그런 천성적인 학자 스타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유가 있다면 그건 아마 석사를 마치고 연구원에서 6년 정도 연구를 하다보니 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이슈에 대해 어드레스 하고 싶은지, 어떤 모습의 Profession이 되고 싶은지 확실히 그릴 수 있었기 때문일 거다. 조금 벗어난 이야기이지만, 이런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SOP가 아니었나는 생각도 든다. 어찌되었던 덕분에 내가 정말로 궁금해하는 분야에 대해서 완전 밑바닥부터 탄탄히 다지는 그런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더 정확하게 ..
박사 1년은 나름 잘 보냈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두 학기 동안 수강했던 모든 과목 A를 받고, 내가 치뤄야 할 퀄리파잉 4가지 퀄리파잉 시험 중 첫번째 method 파트를 통과했으니 말이다.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느냐고 가족을 많이 챙겨주지 못했다. 처음 맞이하는 3개월에 달하는 긴 여름방학은 공부에 대한 욕심은 과감히 접고 오롯히 가족들을 위한 시간을 보내자고 계획했다. 3살 예성이와 와이프를 위해서 말이다. 보스턴에 가서 4일 정도 머물면서 하버드 대학교 동상 신발도 만져보고, 오이스터가 얼마나 맛난 음식인지도 확실히 깨닫고, 새뮤엘 애담스 맥주공장가서 신선한 미쿡 맥주 맛도 봤다. 얼마 전에는 같이 박사과정에 들어온 Marsha라는 나이가 좀 있는 미국인 아줌마의 초대로 펜실베니아 호수가 근처의..